민물장어계의 아이돌, 풍천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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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양념 사이로 비치는 풍천장어의 두툼한 속살이 입맛을 돋운다.

풍천장어는 선운산 어귀에서 잡히는 민물장어를 가리키는 말이다. '풍천'은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지점을 일컫는 말인데, 선운산 어귀의 주진천 일대가 대표적인 풍천으로 손꼽힌다. 실뱀장어는 민물에서 7년 이상 성장하다가, 산란기가 되면 태평양 깊은 곳까지 가서 새끼를 낳는다. 이때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풍천에서 잠시 머물게 되는데, 이때 잡힌 장어를 '풍천장어'라 부른다. 고창에서 잡힌 풍천장어는 육질이 뛰어나고, 맛이 고소하고 담백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지방,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해 보양식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장어에 함유된 지방은 식물성 지방과 비슷한 성분의 고급 불포화 지방산이다. 비타민 중에서는 특히 비타민 A의 함량이 높아 여름철 원기회복에 효과적이다. 또 열량도 소고기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어를 활용한 요리는 다양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구이로 많이 먹는다. 장어구이는 초벌구이 한 후 소금구이 또는 양념구이를 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질한 장어를 씻지 않고 그대로 초벌구이 한 뒤, 발라낸 장어의 뼈와 머리를 끓여 육수를 낸다. 이 육수에 고추장, 고춧가루, 물엿, 간장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고, 초벌구이한 장어를 이 양념장에 재운다. 이후 장어를 석쇠 등에 올려 숯불에서 구워 먹는 식이다. 두툼하게 잘린 풍천장어는 씹는 맛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풍미가 깊어 향이 입 안에서 오래 머무른다.

 

복분자와 환상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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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천장어는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풍천장어를 좋아하는 식도락가들은 고창의 또 다른 특산품인 복분자주를 곁들여 먹는다. 비타민 E가 풍부한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는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창 복분자주는 복분자딸기를 발효해 만든 과실주로, 비타민, 시트르산, 섬유질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복분자는 신장과 간을 보호하는 강장제로 많이 쓰이는데, 여기에 양기 보강에 으뜸이라는 장어를 함께 먹으면 효능이 배가된다. 고창 복분자주는 2000년 한국전통식품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4년 보성 녹차, 하동 녹차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지리적 표시' 등록을 취득한 바 있다.